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결혼18주년 이렇게 보내고 나니....

by 바람이랑 2023. 4. 18.
728x90

정보글이 아닌 갑자기 결혼 18주년 벌써 집사람과 18년을 함께했다고 생각하니 세월이 참... 그냥 헛헛한 마음에 글 올려 봅니다. 

 

결혼 18주년을 집사람과 보내면서..

 

728x90

 

 

결혼 18주년 기념으로 우리는 집 근처 양고기 집으로 예약을 하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차가 있지만 술 한잔 편하게 마시기 위해 택시를 타고 가기로 마음먹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사람 한사코 택시 말고 버스를 타고 가자네... 18주년 기념으로 무드는 없지만 그래도 이건 좀.... 택시비 너무 아깝다는 우리 집사람 말에 헛헛함이 밀려오네요....

 

마을버스
마을버스

 

여태껏 살면서 부족함 없이 잘살았지만 반대로 넉넉하지도 못했다는 게 못네 아쉽고 미안하고 그런 마음으로 우리는 마을버스를 못 이기는 척 타고 예약한 양고기 집으로 향했습니다.

 

음식은 맛있었고 옛이야기도 하며 한것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2차를 가자며 식당으로 나왔습니다.

2차로 가까운 이자카야로 가서 아이들 얘기 앞으로 또 어찌 살아갈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이제 가자며 나와보니....

 

저녁 6시에 시작해서 이제 겨우 9시?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집사람과 많은 대화를 오래 해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게 지나와 우리가 단둘이 마주 보며 이야기한 것이 언제인지.... 단둘이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몰라야 하는데 2차까이 왔는데 겨우 3시간이 흘렀을 뿐....

 

집사람이 가자고 일어나네요... 다른데 분위기 있는 곳 가서 한잔 더하자고 하니 "뭐 하러"동네 가서 맥주나 한잔 더하자 허튼데 돈 쓰지 말고... 이러며 가게를 먼저 나서네요....

 

못네 미안하고 아쉬운 건 내 마음뿐인가 생각하며 택시를 잡으려고 하니 집사람이 아직 버스 안끊켰다고 버스다고 가자고 나는 또 끌고 가네요...

 

이건 아니다 싶어 택시 타자고 한사코 버텨봤지만 집사람 고집을 못꺽고 택시대신 마을버스 타고 집으로 또 향합니다.

 

혼자 지인들과 술 먹고 한 번도 버스란 걸 타본 적 없는 나... 무조건 택지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우리 집사람 언제부터 이렇게 억척스러워졌는지... 연애 때는 비싼 옷 비싼 음식에 분위기 엄청 따지는 여자였는데.... 나 만나서 이렇게 변했구나..... 눈물이 울컥하는 걸 간신히 참았습니다.

 

버스 타고 오면서 손 꼭 잡고 다 와서 집사람이 신난다는 듯 우리 교통비 왕복 2명이서 마을버스 3,600원 밖에 안 썼다며 좋아하는 모습에 마음이 씁쓸하면서 가슴을 후벼 파는데... 얼굴은 나도 좋다고 웃고 있네요....^^;

 

손잡은모습
손잡은모습

 

동네에서 오징어에 맥주 간단히 한잔 더 하고 집에 들어오니 11시네요... 오늘 술은 제법 많이 먹었는데 취하지도 않고 머리가 점점 맑아지는 게 처음으로 부자가 너무 되고 싶다는 헛된 꿈을 꾸네요......

 

사랑하는 우리 마누라 앞으로도 지금처럼 항시 옆에서 같은 곳 보면서 10년이고 20년이고 잘살아보자!

 

헛헛한 마음에 그냥 이런저런 글남겨 봅니다. 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도 지금 이 마음을 남겨보고 싶네요.....

300x250

댓글